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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정리해주는 남자/연예 및 TV

넥플릭스 D.P. 한국 "군대의 현실" 폭로, 예비군 PTSD 유발, 해외에서도 극찬, 연일 화제 인기있는 이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의 한 장면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병역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넷플릭스에서 현재 스트리밍 중인 D.P.가 화제이다. 8월 30일 자, 기사를 확인해보니 전 세계 124개국 스트리밍 플랫폼의 VOD 차트를 공개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태국에서 스트리밍 1위,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에서 2위, 대만 3위, 일본 5위 등 연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한국도 마찬가지)

 

D.P.는 김보통 작가의 웹툰 원작 'D.P 개의 날'을 원작으로 한 한국 군대의 폭력을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감독 한준희)이다. 지난 8월 28일 공개된 해당 드라마(?)는 탈영병을 쫓는 안준호 이병(정해인)과 한호열 상병(구교환)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병영 생활 부조리 실태가 낱낱이 드러난다. 작중 배경인 2014년은 윤일병 사건, 임병장 사건으로 군 내부 부조리, 악폐습 문제가 크게 이슈가 되었던 해이기도 하다. 

 

 

이거 보고 악몽 꿨어요. 다시 군대가는 꿈

 

필자는 10군번인데도 불구하고 본인의 앞 기수까지 구타가 존재했었고 (소위 관심병사 후임들은 이후에도 많이 맞은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헌병) D.P.에 나오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선임들이 장난치는 일들이 종종 있긴 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만큼 인신공격을 한다거나 모욕감을 느끼는 수준까진 아니었다.)   

 

레진코믹스의 D.P 개의 날이 원작 웹툰이라고 한다.

 

 

 

하여튼 영상을 보면서 느낀 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와.. 이거 못보겠는데? ㅋㅋㅋㅋ 였다. 영상을 보는 내내 내 주먹이 눈물을 펑펑 흘릴만큼 거지 같지만 몰입감 넘치는 상황 속에서 옛날 이등병 시절의 아픈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등병 때, 일병 선임이 나한테 했던 말이 생각난다. "야 나는 물 마시고 싶은데 너무 혼나 가지고 무서워서 수돗물 먹은 적도 있어." 솔직히 난 그 정도로 괴롭진 않았었는데 말이지..

 

난감하긴 이 놈들아 과거에 다 있었던 일이잖아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을 D.P.에 이토록 열광하고 공포스럽게 만드는가?

 

 

 

 

 

 

 

D.P.의 인기 그 이유 첫 번째 : 상상을 초월하는 가혹행위

 

'D.P.'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 중에 하나는 해당 드라마의 너무나도 사실적인 가혹행위 때문이 아닐까 싶다. D.P.는 'Deserter Purcuit' 근무이탈 체포조의 약자로 여기에 소속된 이들은 탈영병들을 잡아 오는 일을 담당한다. 이 곳에는 헌병대 소속 중 일부가 차출되어 선발된다. (드라마에서 키 175cm 이상의 훈련병들은 주인공을 포함하여 모두 헌병 소속으로 특기가 정해졌다.)

 

요새는 저런 개구리복이 아니라 손에 들고 있는 디지털복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자대에 가서 발생하는데 자대에서 행해지는 가혹행위가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로 잔혹하다. 이 정도로 가혹행위가 이뤄진다면 필자는 못 참고 맞다이 쳤을 것 같은데 보고 있으면 정말 PTSD가 오져버린다.

 

⑴ 방독면 씌우고 물고문하기

⑵ 못 박힌 벽으로 밀쳐 머리에 상처내기

⑶ 자위행위 강요

⑷ 어머님이 보내준 편지를 모두의 앞에서 읽으며 거지새끼냐고 폭언

    * 극 중에 보내온 편지에 주인공의 어머니는 자신의 월급이 5만 원 올랐다고 편지에 써 보냈다.

⑸ 구타하기(이건 뭐 빠질 수 없는 것 같다.)

⑹ 속옷을 벗겨 체모 불태우기

 

다른 장면들은 캡쳐따기도 싫어서 그나마 덜 잔인한 가혹행위 장면

 

 

 

이를 본 예비역 병장들은 "군대 때 당하던 것과 똑같아서 보다가 꺼버렸다." "PTSD가 도질 지경이다." "한국 군대는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심지어 외신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본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가혹행위들이 과장이 아니라며 한국군 군내 괴롭힘을 다룬 뉴스를 참고하라며 보도했다. 

 

 

영국의 한 매체는 "올해 최고의 한국 드라마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이게 말이야 방구야?

 

 

올해에도 어김없이 부실 급식, 육군 훈련소 인권 침해, 해/공군 여군 부사관 사망 사건 등 매년 끊임없는 군 내부의 부조리가 터져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군 관계자들은 D.P.를 보고 '극한의 가혹 행위 묘사가 판치는 드라마'라는 말밖에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언제 고칠래?

 

 

 

 

D.P.의 인기 그 이유 두 번째 : 너무나도 리얼한 세트장과 분위기

 

주인공인 안주호 역을 연기하는 정해인조차 실제로 촬영에 들어갔을 때 너무 리얼한 세트장과 분위기 때문에 PTSD를 경험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특히 "이병 안. 준. 호."라고 해야 할 대사를 "이병 정. 해. 인."으로 발음하는 바람에 NG가 났었다는 웃픈 얘기도 있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군 막사, 연병장, 차량, 전투복 등이 실제와 너무나도 흡사하여 육군에서 촬영 협조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육군은 장소나 의상을 전혀 협조하지 않았고 폐교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필자가 어디 기사에서 봤을 땐 지금은 쓰지 않는 군부대를 활용했다고 본 것 같은데 다시 찾질 못했다.)

 

특히 드라마에 등장하는거지발싸개 같은 말년 찌끄러기 황장수 병장과 아버지 군번의 한호열 상병 등의 연기력도 한몫을 했는데, 드라마를 보고 있자면 정말 다시 군대로 돌아간듯한 느낌이 물씬 들었다. 

 

 

무엇보다 슬픈 장면에서 눈물을 짜내는 듯한 신파극적인 요소가 없었다.

 

실감나는 세트장과 배우들의 너무나도 진짜같은 연기력

 

 

 

D.P.의 인기 그 이유 세 번째 : 군부대 부조리 고발극인듯하지만 실상은 추리물

 

드라마의 앞부분에서는 물론 용서받지 못한 자, 민간인 통제구역과 같은 부조리 고발극과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지만 극을 전체적으로 보자면 추리물에 가깝다. 공간적 배경이 군 부대 내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지로 흩어진 탈영병들을 잡으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공간의 자유도도 높고 군대의 내부 부조리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문제점까지 재조명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부분들이 자칫하면 가혹행위의 부조리함과 잔혹한 군 내부 실태에 무겁게만 진행될 뻔한 분위기를 중간중간 환기하며, 예비역 병장 or 앞으로 군대를 가야 할 남성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군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여성 시청자들에게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 있게 하였다. 

 

군인임에도 공간적 배경이 군 내부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비교적 자유롭다.

 

 

 

필자의 최종평 : 군대, 다시 봐서 좋았지만, 다시는 보지 맙시다.

 

정말 오랜만에 PTSD를 느낄 만큼 현실적인 고증에 충실했던 군대 드라마인 것 같다.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거지 같은 기분에 조금 마음이 상할 뻔하기도 했지만 이런 드라마들이 종종 나와야 일부 부조리한 군대 문화도 다시 좀 환기되고 하지 않을까.

 

윤일병이나, 임병장, 그리고 올해 세상을 등졌던 여 부사관분들과 같은 분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생긴다. 혹자 누군가는 군대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나약해빠진 놈이라고 뭐라 하겠지만, 솔직히 한국 군대가 정상적인 게 아닌 것 맞지 않은가.

 

 

하여튼 D.P. 덕분에 군 시절을 다시 회상해볼 수 있어서 좋았지만,
앞으로 다신 이런 드라마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해외에서도 인기라는데.. 부끄럽기 그지없네요.